제 741 호 공모전 열풍 뒤에 숨은 위험, 사기 피해 주의보
기승하는 공모전 사기
최근 대학생들이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학점과 자격증뿐만 아니라 공모전, 서포터즈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스펙을 채우고 있다. 이 점을 이용하여 공모전을 열어 아이디어만 쏙 빼가거나, 공모전 참가비를 요구하고, 공모전인 척하며 종교를 권유하고, 공모전 진행 후 수료증이나 상금을 미지급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기 공모전 특징
정상적인 공모전은 보통 참가비를 받지 않거나 소액의 참가비를 청구한다. 그러나 사기 공모전은 참가비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환불 정책이 명확지 않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신뢰할 수 있는 공모전은 주최 기관의 명확한 연락처와 심사 과정, 운영 방식을 상세히 제공하는 반면, 사기 공모전은 이러한 정보를 최소화한다. 또한 비현실적인 상금을 제시해 참가자를 유인한다. 지나치게 높은 상금이 제시했으나 지급 방식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거나, 명확한 수상 절차가 없다.
또한 창작자의 저작권을 빼앗거나, 무단으로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하여 참가자의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소유하거나 무기한으로 사용할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마감일을 강조하며 빠른 결정을 유도한다. 때로는 "입상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해 참가자에게 마감 독촉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참가자가 신중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는 수법이다.
공모전 사기 사례
실제로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글로벌경영학과 오X연씨는 한 스타트업 기업의 APP(애플리케이션) 네이밍 공모전에 참여했다. 오씨는 며칠을 쏟아부어 명칭과 의미를 적어 공모전에 제출했다. 제출 후 5 시간쯤 지나자 주최 측에서 1차 합격 사실을 알리며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오씨는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고, 인터뷰 내용 중 공모전과 상관없는 질문을 해오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얼마 뒤 주최 측은 1차 합격자가 많아 2차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는 통보를 했다. 오씨는 네이밍 공모전에서 면접을 봐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없는 것 같아 면접 일정을 조율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통화 후 인터넷에 주최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주최측과 관련된 정보가 하나도 나오지 않아 허위 공모전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오씨처럼 이상함을 느끼고 면접을 보러 가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면접을 보러간 다른 이들은 사이비 종교신도를 만나 종교 권유를 받기도 하였다.
▲공모전 홍보 포스터 (출처 : https://www.thinkcontest.com/mthinkgood/contest/view.do?querystr=bdGyXy-ofuj5eYNoUvwuLecCLlSu8lgPVlK8Lx-po1E)
대구 지역 한 게임사와 공공기관이 함께 지난해 개발자 공모전에서 입상자들에게 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수차례 상금지급을 요청했지만 재정난을 이유로 1년 가까이 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더욱 논란이 된 이유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더해 대구광역시가 후원에 참여한 공인된 행사였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선 공모전에서 상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공동 주최사로 이름을 올린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이재광 본부장은 “시상금은 엔젤게임즈에서 지급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엔젤게임즈가 내부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말하며 이해를 구했다. 지난 15일 대구시의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태우 위원은 해결되지 않은 상금 미지금 문제를 질타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보아 2022년부터 이어진 상금 미지급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공모전 사기 대처법
공모전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먼저, 공모전 정보가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명한 공모전 사이트를 통해서도 이런 공모전 사기를 당할 수 있어 공모전 주최사가 공신력이 있는지 판단해 보아야 한다. 또한 공모전 참가 자격 요건과 절차에 모호하거나 이상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참가비를 선불로 내야 하는 건 아닌지, 상금이 너무 높게 책정된 건 아닌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주의사항을 잘 참고하면 공모전 사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공모전 사기 행각을 펼치는 이들은 대학생들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소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이런 행각을 지속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찾아보고, 확인해야 한다.
이은민 기자, 오도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