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 (35)외다리 소반(單脚盤, 一柱盤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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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다리 소반은 식기를 놓는 부분인 반면(盤面)을 한 개의 다리로 지지하도록 만들어진 소반이다. 다리의 형태가 가장 특징적이기에 단각반(單脚盤), 일주반(一柱盤) 등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대부분 반면이 35cm, 높이가 25cm 내외로 크기가 작아 무게가 나가는 음식을 담은 그릇들을 올리는 식사용이라기보다는 과일이나 간단한 다과(茶菓)를 담은 그릇을 하나 정도 올려놓고 사용했다.
특히 여러 형태의 소반 중에서도 조각이 섬세하고 정교하여 주로 부유층이 사용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대개 외다리 소반의 반면은 원형 · 12각형 · 화형(花形)이며, 외다리 밑에는 십자형으로 교차된 네 개의 발이 있어 버틸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 유물은 외다리 소반 중에서도 특이한 형태이다. 보통 외다리 아래쪽의 십자형 발로 전체 소반을 지탱하는데, 이 유물은 거북 모양의 조각으로 전체 소반을 지탱하고 있다. 또한 소반의 반면을 더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거북의 등으로부터 대나무 줄기 모양의 받침 두 개를 더하였다. 대부분의 외다리 소반은 이런 별도의 받침을 덧댄 것이 드물다.
또한 이 유물에서는 나무를 조각하는데 들인 정성을 엿볼 수 있다. 가장 아래쪽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거북은 꼬리와 머리를 45도 정도 들어 올린 형태로 조각해 경쾌함을 느끼게 한다. 외다리에도 덧댄 받침과 마찬가지로 대나무 줄기 모양을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고, 중앙에는 마름모꼴의 장식을 더해 전체적 안정감을 꾀하였다. 소반의 반면은 변형된 12각형으로 각 변을 안쪽으로 살짝 둥글려 단순한 12각형에 비해 화려하다. 소반에 올렸을 맛깔난 우리 차와 과자, 과일을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