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57) 고려금속공예 특집 ③ 청동인장(Bronze seals)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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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장(印章)이란 개인이나 단체의 이름 또는 어떤 글자나 기호 따위를 새겨 표적으로 찍을 수 있는 물건을 말하며, 도장이라고도 한다. 인장은 본래 정치에서 믿음의 징표인 신물(神物)로서의 의미를 가졌다. 인장의 역사는 오래되어 환인(桓因)이 환웅(桓雄)에게 천하를 다스리고 인간세상을 구하게 하는 데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보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중국에서도 상주시대(商周時代)로부터 신물로 쓰였으며, 그 유물이 오늘에 전한다.
우리나라에서 인장을 사용하게 된 확실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신라 때에는 국왕이 바뀔 때 국새를 손수 전한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 있어 그 이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에는 인부랑(印符郞)이라는 벼슬이 있어 나라의 인장을 맡아보았다는 기록이 있고, 또 이때는 개인들도 인장을 소지한 것으로 보이며, 그때 사용하던 청자로 만든 도제인장(陶製印章)과 청동인장 등이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인장제도는 더욱 정비되어 1392년(태조 1)부터 상서원(尙瑞院)을 두어 새보(璽寶)와 부패(符牌) 등을 관장하게 하였다.
인장은 꼭지, 신(身), 면(面), 문(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인신과 인면을 일컫는다. 고려시대의 인장으로 현존하는 것은 대부분 동인(銅印)이며, 형태는 방인(方印), 육각인(六角印), 원인(圓印) 등이 있다. 이들의 인문(印文)은 판독하기 어려운 것이 많고, 자체(字體)는 구첩전(九疊篆, 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서체)이며 배자(排字, 글자가 놓인 위치)는 방사선식으로 배치하여 새겼다. 따라서 인문은 원주(圓周)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고려인의 유풍은 조선조에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인장들은 물고기, 사자, 동자 등 모양이 특이한 꼭지를 가지고 있는 청동인장들로 대개 봉함인(封緘印)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