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53) <유럽의 향기 도자기에 머물다>展 특집 ⑧ - 마이센 시계 케이스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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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소장품은 독일의 마이센 가마에서 제작된 탁상시계 케이스로, 케이스 본체와 받침대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엷은 분홍색과, 노란색, 초록색 등의 파스텔 색조를 사용하였으며, 한장 한장 입체감을 살린 크고 작은 꽃잎과 시계 정수리 부분의 한 마리의 작은 새는 실물을 보는 듯 약동감이 넘쳐난다. 몸체 및 받침대의 모서리와 다리 부분에는 식물의 잎사귀 형태로 다양한 굴곡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로카이유(Rocaille) 장식을 사용하였다.
18세기 중엽 프랑스에서는, 로코코 양식의 유행에 따라 청동이나 도자기로 장식된 호화스러운 탁상시계가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였으며, 실내를 보다 돋보이게 꾸미고자 시계와 촛대가 세트로 구성되어 장식되기도 하였다. 본 소장품도 로코코풍으로 꾸민 실내에 귀족들의 호사품인 탁상용 시계 케이스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709년 독일의 작센지방에서 백자의 원료인 카올린이 발견되자 서양에서 처음으로 도자기 제작이 시작되었다. 이듬해에는 드레스덴 지역에 왕립 작센도자기 공장이 설립되었으며, 이것이 현재의 ‘국립마이센 도자기 제작소’의 시초이다. 이후 가마는 마이센 지방으로 옮겨졌는데, 운하를 이용하여 제품운송이 용이하다는 이점과 카올린 광산이 인접한 입지조건에 힘입어 도자기 생산지로 크게 번성하였다. 초기의 마이센은 중국의 오채(五彩)자기와 일본의 이마리(伊万里)자기의 영향을 받았으나, 1731년 궁정 조각가의 칭호를 받은 켄들러(Kändler)가 도자기 제작에 참여하면서 평면적인 형태에 머물렀던 마이센 자기를 입체적인 예술품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특히 본 소장품이 제작된 19세기경의 마이센 가마는 독창성을 가미한 다수의 창작 작품을 생산하면서 마이센 도자기만의 독보적인 지위가 확립된 시기였다. 현재 국립 마이센 도자기 제작소에는 23만 종류에 해당되는 작품의 원형이 있으며, 마이센 자기는 각국의 상류층 애호가들에게 각광을 받으면서 3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