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49)<유럽의 향기 도자기에 머물다>展 특집 ⑦ - 로열우스터 과일그림 화병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 조회수 6801
본 소장품은 영국의 로열 우스터사가 제작한 화병으로, 입구와 하단부에는 금색의 요철 테두리를 두르고 있으며 한쪽 면에는 복숭아, 포도, 라즈베리가, 반대쪽에는 사과, 라즈베리, 앵두가 화병 중앙부분 가득히 묘사되어 있다. 과일에 딸린 잎사귀 부분까지도 세밀하게 표현하였고, 금색을 주조로 한 밝은 광채의 베이지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면서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로열 우스터 회사는 1751년 경영자인 윌리엄 데이비드와 화학자겸 의사인 존 월 박사를 필두로 하여, 열다섯 명의 출자자들에 의해 잉글란드 소재 서부 미들랜드 지역의 우스터(Worcester)시에 창립된 도자기 회사이다. 1752년에는 연질자기를 생산하던 브리스틀(Bristol) 공방을 인수하면서 식기용 도자기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갔다. 이후 유약 위에 에나멜 컬러의 그림을 그려 넣는 고도의 기술과 함께 동판화 전사기법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1788년 조지3세에 의해 영국 도자기로는 처음으로 ‘로열 우스터 포슬린 웨어(Royal Worcester Porcelain Wear)’ 라는 명칭의 사용허가를 받게 된 이래, 현재까지 ‘로열’이라는 명칭을 계승하고 있는 유일한 회사이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도자기 회사이다.
본 소장품의 ‘페인티드 후루츠(Painted Fruit)’ 패턴은 무늬 넣기와 굽기를 여섯 번 반복한 후 특수기법으로 처리한 22금을 사용하여 열 한 시간에 걸쳐 연마와 광택내기를 거치는 까다로운 공정을 특징으로 한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손으로 집어 먹고 싶을 정도로 리얼하게 표현된 과실들의 조화가 아름다운 도자기로 탄생된다. 페인티드 후루츠 패턴은 우스터사의 직인들만이 생산해 낼 수 있다고 일컬어지며, 현재까지 세계 도자기 작품 중에서도 화려함과 풍격을 갖춘 최고의 공예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