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71) 갓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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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흑립(黑笠) 또는 입자(笠子)라 일컫는 갓은 조선시대 성인 남자가 머리에 쓰던 관모(冠帽)를 말한다. 머리를 덮는 부분인 모자(帽子)와 얼굴을 가리는 차양부분인 양태(凉太)로 이루어지며, 갓을 머리에 고정시키기 위한 갓끈[笠纓]이 있다. 원래 햇볕이나 비와 바람을 가리기 위한 용구였으나, 재료·형태·제작법이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사회성을 가지는 관모가 되었다.
갓은 상투를 튼 머리에 망건(網巾)과 탕건(宕巾)을 쓰고 그 위에 쓰는데, 외출 때나 의례행사 등 의관을 갖추어야 할 때 사용되었다. 본래 흑칠(黑漆)이 기본이지만, 용도에 따라서 그 색을 달리하였다. 붉은 옻칠을 한 주립은 무관 당상관이 융복(戎服)을 입을 때 착용하였고, 백립은 상복(喪服)에 착용했다. 의례를 중요시했던 조선시대 남자들의 위엄과 체모(體貌)를 상징하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신분에 따라 달리 착용되었다. 또한, 그 시대의 풍속에 따라 모자의 높이와 양태의 넓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갓의 착용이 의례화되는 동시에 일반화되면서 갓을 쓰지 않을 때에는 갓집을 만들어 소중히 보관하였다.
이 유물은 대나무로 바탕에 그물과 같이 판을 짠 후 말총과 대나무를 아주 가늘게 쪼개어 실올처럼 가늘고 길게 다듬어서 모자와 양태를 만들어 붙인 다음 싸기(갓싸개)를 하여 완성하였는데, 옻칠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모자의 경우, 원통형으로 아래와 위의 지름이 같고 모정(帽頂)도 평평하다. 향나무를 잘라서 나무구슬과 함께 엮은 갓끈이 있고, 갓끈의 한쪽에는 노란색 마노가 달려있다. 갓끈은 원래 갓을 머리 위에 고정시키기 위하여 턱 밑에 매는 실용적 구실을 하던 부분인데, 차츰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장식적인 구실도 겸하였다.